남편을 왕으로 만들고 아들도 왕으로 만들려 했던 신덕왕후 강씨
남편을 새 나라의 왕으로 만들었고, 자신의 아들 역시 다음 왕으로 만들려고 했던 여인이 있었으니, 그녀는 바로 신덕왕후 강씨입니다.
신덕왕후 강씨는 태조 이성계의 계비이자, 조선 최초의 왕비가 된 여인입니다.
자신의 아들마저 다음 왕으로 만들려다 오히려 아들을 죽게 만든 인물이기도 합니다.
신덕왕후 강씨는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는데 큰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고려 충혜왕 때 세도를 떨친 권문세가인 곡산 강씨 강윤성의 딸이었기 때문인데요.
이성계가 타고난 무예와 지도력으로 그간 쌓은 군공을 바탕으로 권문세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크게 성장을 한 후 정략결혼을 하였습니다.
그녀는 남편 이성계보다 무려 21살 연하로 나이만 놓고 보면 부녀지간이라 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강씨는 이성계의 장남인 이방우보다는 2살 어렸고, 훗날 정종이 되는 차남 이방과보다는 1살 많았습니다. 또 정종의 아내인 정안왕후보다는 1살이 어렸으니, 이런 어린 신부를 얻은 이성계는 강씨를 매우 총애했습니다.
이성계에게는 신의왕후 한씨가 있었지만, 당시 고려에는 자신의 고향이자 지지기반이 되는 곳에 향처를 두고 개경에는 경처를 두어 두 집 살림을 하는 것이 관례이자 오래된 관습이었습니다.
이성계는 변방을 돌며 전쟁터에만 있었기에 중앙 정계인 개경에 들어가지 못했기에 신의왕후 한씨만을 부인으로 두고 있다 점차 공이 커지고 최영 장군의 배려로 중앙 정계에 진출하면서 신덕왕후 강씨를 들인 것입니다.
그래서 첫 번째 부인인 신의왕후 한씨는 향처로, 두번째 부인인 신덕왕후 강씨는 경처로 두고 생활했습니다.
이성계가 처음 신의왕후 한씨를 부인으로 맞이할때는 동북면 호족인 한씨 집안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중앙 정계에 진출할 때는 도움을 받을 수 없었기에 태조 왕건의 외가이면서 곡산의 유명한 권문세가인 강씨 집안의 규수와 혼인을 한 것입니다.
신덕왕후 강씨는 자신의 지략과 집안의 힘을 통해 이성계를 개경의 실력자가 될 수 있게 도움을 주었고, 마침내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합니다.
조선 건국 과정 중 1392년 음력 3월 이성계가 해주에서 말을 타다가 떨어져서 크게 다친 것을 계기로 정몽주가 이성계를 제거하려 일을 도모할 때 생모인 한씨의 무덤에서 시묘살이를 하던 이방원을 급히 해주로 보내 이성계를 개경으로 올 수 있게 했으며, 또한 이방원이 그해 음력 4월 포은 정몽주를 죽였을 때 분노한 이성계를 진정시켜 무마한 것도 강씨였습니다.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 고려의 마지막 충신
조선이 건국되기 1년전 향처였던 이성계의 첫번째 부인인 신의왕후 한씨가 사망하여 신덕왕후 강씨는 조선의 첫번째 중전이 됩니다.
지아비를 왕으로 만든 강씨는 자신의 아들도 왕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신의왕후 한씨의 소생으로 장성한 다섯 아들이 있었지만, 그들을 제치고 자신의 소생인 차남 의안대군 이방석을 왕세자로 만들었습니다.
조선 건국에 공이 많았고, 야망도 컸던 훗날 태종이 되는 정안대군 이방원은 이에 격분하였고, 신덕왕후 강씨와 감정의 골이 깊어집니다.
1396년 9월 15일(음력 8월 13일) 신덕왕후 강씨는 세상을 떠납니다. 이에 태조 이성계는 그녀의 죽음을 몹시 애통해했다고 합니다.
신덕왕후 강씨가 죽고 2년 후 신의왕후 한씨 소생의 정안대군 이방원이 주축이 되어 제1차 왕자의난 을 일으킵니다.
👉👉제 1차 왕자의난으로 권력의 중심에 서다. - 권력 앞에서는 형제도 적이다
이로인해 신덕왕후 강씨의 소생인 진안대군과 의안대군 이방석은 살해당하고, 사위도 살해당하여 딸인 경순공주는 여승이 됩니다.
왕자의 난으로 권력의 정점에 올라선 이방원은 신덕왕후 강씨의 무덤을 도성 밖으로 이전시켜버리고, 부왕 이성계가 세상을 떠나자 신덕왕후를 후궁으로 강등시켜버립니다.
신덕왕후 강씨는 이후 1669년 18대왕 현종에 의해 다시 왕후로 복위되어졌습니다.
남편을 왕으로 만들고 자식마저 왕으로 만들려했던 신덕왕후 강씨. 그녀의 욕심이 지나쳤던 것일까요? 결국은 사랑하는 자식들을 죽게 만드는 결과만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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