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이은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였으며, 대한제국 고종의 일곱째 아들이자 덕혜옹주의 이복 오빠였던 이은.
영친왕(英親王) 또는 영왕(英王) 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고종의 늦둥이로 태어났으며 친모 순헌황귀비가 궐내에서 영향력이 컸던 만큼 태어나자마자 귀하게 자랐습니다.
1907년(융희 원년) 순종 즉위 후 다음 제위 계승 1순위였던 이복형 의친왕을 제치고 대한제국 황태자로 봉해집니다.
이후 순종이 황제에서 이왕으로 강등되면서 영친왕 이은 역시 왕세자로 격하됩니다.
1907년 12월 이토 히로부미에 의해 유학이라는 명목 하에 일본에 인질로 잡혀갑니다.
조선의 조정과 왕실은 영친왕이 일본으로 가기 전 그를 일본이 일본인과 결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간택령을 내렸고, 여흥 민씨 민영돈의 딸 민갑완을 간택해 영친왕 이은과 약혼을 시킵니다.
약혼 후 일본으로 떠나게 된 영친왕.
그러나 일본은 그를 가만두지 않고, 민갑완고 파혼시킨 후 일본의 황족인 나시모토노미야 마사코와 혼인을 시킵니다.
나시모토노미야 마사코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이방자 여사입니다. 정략결혼임에도 이방자 여사와 영친왕의 사이는 좋았다고 합니다.
일본에 인질로 붙잡혀 있었지만 메이지 덴노와도 사이가 좋았으며, 조선 이왕가의 수장으로 일본 황족에 준하는 대우를 받아 생활에 어려움 없이 풍족하게 살았습니다.
영친왕이 일본에 있으면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물질적, 육체적인 것이 아닌 고향에 대한 동경과 향수, 지독한 고독이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아버지 고종과 어머니 순헌황귀비의 임종보 지키지 못했으며 순종 사후에 이왕직을 승계하고 나서야 종묘에 들르는 것이 가능했던 영친왕이었습니다. 그가 한국에 올 수 있을 때는 1년 중 종묘에 제사가 있는 며칠뿐이었고, 거의 대부분을 도쿄에 머물렀기 때문에 '동경 이왕'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1945년에 일본이 무조건적인 항복을 하자 일본에서 살던 조선인은 공식적으로 국적이 없는 무국적의 재일 한국인이 되었는데요.
이은은 1947년 연합군 사령부에 의해 이왕직이 사라지고 평민으로 강제 격하를 당합니다.
영친왕은 고국으로 돌아가길 희망했지만 이승만 정권이 귀국을 반대하였고 조선에 있는 황실 재산을 압수하고 황실 일원들의 호적을 인정하지 않아 영친왕 부부는 무국적자가 되었습니다.
영친왕은 더 이상 무국적자로 있을 수 없었기에 일본 국적을 선택합니다.
1957년, 유학 가 있는 아들 이구를 보러 미국으로 가려고 했을 때 발생한 여권 문제 때문에 일본 국적을 취득한 사실이 알려졌는데요. 이 소식을 들은 한국 국민들 중에서 영친왕에 대해 더 큰 반감을 갖게 되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이승만 정부가 4.19혁명으로 물러나고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이승만과는 달리 영친왕에게 호의적으로 대해줍니다.
영친왕의 한국 국적을 다시 회복시켜주고,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 주었는데요.
하지만 이때는 영친왕의 병이 위중한 상태였습니다.
1963년 11월 22일 일본에 유학이란 명분으로 인질로 끌려간 지 56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1년간 서울 명동 성모병원 병상에서 생활한 끝에 퇴원한 후 이방자 여사와 함께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일반주택과 창덕궁 낙선재에서 국고 보조금을 받으며 생활합니다.
하지만 자신과 덕혜옹주의 병원비가 300만 원 가까이 밀리는 등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7년 후인 1970년 5월 1일 72세의 나이로 사망합니다.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 대한제국의 황태자였지만 나라가 망해 황제가 되지 못했던 영친왕.
일본에 볼모로 잡혀가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닌 무국적으로도 살아야 했던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이은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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