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가 넘은 나이에도 승군을 이끌고 왜군과 싸운 서산대사
일흔 살이 넘는 노인이었지만 1500명의 승군을 이끌고 임진왜란때 왜군과 싸운 인물이 있습니다.
사명대사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그 인물은 바로 서산대사 입니다.
대사의 법명은 휴정이며 호는 청허로 묘향산에 오래 살았기 때문에 서산대사라고 하였습니다.
휴정은 1520년(중종 15) 3월 26일에 평안도 안주군 양반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속가의 성은 완산 최씨이며 속가의 이름은 여신 입니다.
휴정의 어머니 김씨는 늙도록 자식이 없었는데요.
어느날 꿈에 한 노파에게 대장부의 잉태를 축하한다는 말을 듣고 잠에서 깹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 휴정을 낳았습니다.
열 살 때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마저 여의고 혼자가 된 휴정.
그런 그를 불쌍히 여긴 고을의 군수 이사증이 어린 휴정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놀게했는데 어린 나이에도 총명함을 보여 서울로 데리고 가 성균관에 입학시킵니다.
3년간 성균관에서 글을 익혀 15세에 진사 시험에 응했지만 거듭 낙방합니다.
이후 지리산의 절에 머물며 불경을 연구하다 깨달음을 얻어 1538년 출가합니다.
이후 서산 대사는 열심히 불법을 갈고 닦아 1549년 승과에 급제하고 봉은사 주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벼슬길은 승려의 본분이 아니라 생각하고 승직을 내려놓고 금강산과 묘향산을 다니며 불법을 닦았습니다.
이후 제자들을 길러 내었는데 제자 중 유명한 사람으로 사명대사가 있습니다.
사명대사는 묘향산까지 찾아와 서산대사를 시험하려고 "여기 오다가 고운 새 한 마리를 잡았는 대사님한테 드려야 할지 놓아주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라고 장난치듯 말했습니다.
이에 서산대사는 "나는 대사께서 소승을 찾아 오시느라고 수고 많으셨을 텐데 밖에 나가 마중을 해야 될지 안으로 모셔 들여와야 될지 몰라서 망설이는 중이오."라고 대답했고 이 한 마디에 사명대사는 무릎을 끓으며 그날로 서산대사의 제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였고 당시 묘향산에 있던 서산대사.
왜군이 한양을 함락하고 선조는 몽진을 하며 평안도 의주에 머물렀습니다.
이때 묘향산에 있던 휴정에게 사신을 보내 부르고 나라의 위기를 극복할 방도를 묻습니다.
휴정은 당시 72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승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할 것을 선조에게 약속하며 팔도십육종선교도총섭이라는 벼슬을 받습니다.
그리고 전국 각지에 격문을 돌려 1500여명의 승군을 모으고 거병합니다.
그의 영향으로 제자인 사명대사와 처영 등이 승병을 모아 왜군과 싸웠습니다.
또한 휴정은 이들과 연합하여 명나라 군대와 함께 평양을 회복하였으며, 왜군을 물리치는데 공을 세웠습니다.
이후 휴정은 자신의 심신이 뇌쇠함을 이유로 제자인 사명대사에게 승군 전체의 통솔권을 맡기고 묘향산으로 돌아갔습니다.
전쟁이 끝난 이후 선조는 휴정의 공을 크게 평가하여 '국일도대선사 선교도총섭 부종수교 보제등계존자' 라는 최고의 존칭을 내렸습니다.
휴정은 묘향산에서 나라의 평안을 기원하며 수도생활을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1604년 1월 묘향산 원적암에서 설법을 마치고 자신의 영정을 꺼내어 그 뒷면에 “80년 전에는 네가 나이더니 80년 후에는 내가 너로구나(八十年前渠是我 八十年後我是渠).”라는 시를 적어 사명당과 처영에게 전하게 하고 가부좌하여 앉은 채로 85세의 나이로(법랍 67세) 입적하였습니다.
서산대사는 최고의 승직인 양종판사와 팔도도총섭을 역임하였을 뿐 아니라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승병을 이끌고 전투에 임하였고, 그 공으로 선조에게 최고의 존칭까지 하사받고 큰 명성을 떨쳤던 인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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