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으로 미화가 된 민비의 악행
역사왜곡 드라마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극의 재미와 시청률을 위해 그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올바른 역사적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역사왜곡이 된 드라마를 본다면, 그것이 사실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큰 문제점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명성황후, 민비도 그렇습니다.
2001년 KBS에서 방영된 명성황후. 화려한 외교술과 뛰어난 지략, 조선역사를 승리의 역사로 이끈 위대한 철의 여인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다루었다고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
일단 이 부분부터가 역사적 왜곡입니다.
민비는 조선의 역사를 승리의 역사로 이끈 위대한 여인이 아니라 조선을 망하게 하는데 앞장선 사람입니다.
드라마에서 "내가 조선의 국모다" 이 한마디로 인해 나라를 망하게 한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둔갑할 수 있었는데요. 조선을 위해 큰 일을 한 사람처럼 인식이 될 수 있습니다. 을미사변으로 그 최후가 비참해 동정심까지 있는 데다,이런 역사왜곡 드라마로 인해 존경받는 국모 이미지가 되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민비의 이름은 민자영으로 조선 제26대 국왕이자 대한제국 초대 황제인 고종의 정실이며 2대 황제 순종의 친모이며 1895년 을미사변으로 사망합니다.
1866년 민자영이 14세이던 해에 고종의 양어머니 대비 조 씨는 고종의 왕비를 정할 간택령을 내립니다. 흥선대원군은 세도가인 안동 김 씨에 대항할 수 있는 여흥 민 씨 집안을 선택했습니다. 민자영의 집안은 격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그녀의 부친은 물론 친형제가 없어 외척 걱정도 없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민비와 흥선대원군은 고종이 성인이 된 시점부터 사이가 점점 틀어지는데요.
민비는 1871년 11월 4일 출산했지만 아기가 항문 없이 태어나 4일 뒤 죽었습니다. 이에 대원군은 고종과 궁인 이씨 사이에 태어난 완화군을 원자로 책봉하려 했고 이때부터 둘 사이는 벌어졌다고 하는데요.
그녀는 대원군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외세인 청나라에게 나라를 팔아먹어버린 것입니다.
1873년 명성황후는 고종이 친정을 하게끔 흥인군, 조성하, 조영하 등 왕실 친족을 설득하였고, 결국 대원군의 퇴진과 고종의 친정을 이끌어냅니다.
1년 넘게 봉급 체납에 시달리고 있던 구식군대가 정말 오랜만에 봉급을 준다고 해서 기대에 부풀어 쌀을 타러 갔으나 누가 중간에 물에 불어 썩은 쌀과 모래로 바꿔치기해 떼어먹었고 게다가 그 합한 양마저도 적은 쌀을 준 것입니다.
이에 군인들이 담당인 민비의 친척 민겸호에게 찾아가 호소를 하지만 민겸호는 도리어 군인들을 체포하고 주동자 몇을 사형에 처하려 했습니다. 사실 이 일을 꾸며 군인 급료를 착복한 이가 민겸호였기 때문입니다.
이에 화가 난 군인들이 1882년 임오군란을 일으켰고 흥선대원군을 다시 추대합니다. 이때 민비는 살기 위해 충주로 피난을 갑니다.
임오군란을 일으킨 병사들은 중전과 책임자들을 처벌하기 전엔 해산하지 않겠다고 버텼지만 흥선대원군은 중전이 난리 중에 죽었다고 선언하고 국모로서 국장을 선포하고 병사들을 해산시킵니다.
겨우 목숨을 건진 민비는 청나라에 구원 요청을 합니다.
이에 즉시 압록강을 건넌 청나라 군대는 왕십리 근처에 모여있던 오군영 병사들을 순식간에 도륙하고 서울을 장악합니다. 민 씨들은 조정으로 바로 복귀하고 흥선대원군은 청나라로 끌려가면서 민씨들은 완벽히 조선을 장악하게 됩니다. 청은 이를 구실로 조선에 군대를 주둔시켜버립니다.
갑신정변 이후 일본도 조선에 개입을 하기 시작했고, 청나라와 일본은 서로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조선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텐진 조약을 맺게 됩니다.
그러나 민비와 그 일족들의 만행으로 살기 힘들어진 백성들이 민씨척족규탄을 주장하며 동학농민운동을 일으키자 이를 진압하기 위해 고종과 민비는 청에 출병을 요청했고, 청나라 군대에 의해 자국민들이 마구 학살당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청의 조선 파병으로 텐진 조약에 의거해 일본도 이제 자동으로 군대를 이끌고 조선에 개입하게 됩니다.
민비 덕분에 조선은 이렇게 청나라와 일본의 반 식민지가 되어버립니다.
결국 청일전쟁이 발발하게 되고, 조선은 외국 군대의 전쟁터가 되어버립니다.
청일전쟁에서 청나라가 패배하자 민비는 이제 다시 러시아를 끌어들입니다.
그녀로 인해 또 러일전쟁이 조선땅에서 발발하게 되고, 조선의 국토가 그들의 전쟁터로 변했습니다.
이런데 무슨 민비가 '화려한 외교술과 뛰어난 지략, 조선역사를 승리의 역사로 이끈 위대한 철의 여인' 이라는 것인지...
그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외세에 빌붙어 자국민을 죽이고,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입니다.
민비가 욕을 먹을 행동에 추가할 것이 또 있습니다.
민비는 미신을 맹신했고,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 것을 좋아했는데요. 특히 아끼던 무당이 진령군입니다. 얼마나 좋아했으면 군의 칭호 줬을까요? 천민 계급이었던 무당에게 벼슬을 주고 최측근 노릇을 시켰고, 진령군은 비선 실세 노릇을 하며 뇌물을 긁어모으고 국고를 탕진시켰습니다.
백성들은 굶어 죽어가는데 자신이 낳은 아들의 건강을 위해 전국 8도를 돌며 제사를 지냈고, 이렇게 탕진하는 비용이 하루에 천금이나 되어 내수사의 금액으로도 비용 지출을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질투가 심해 고종의 다른 아들들인 완친왕과 의친왕의 생모들을 무작정 궁 밖으로 쫓아냈습니다. 왕의 자녀를 낳은 생모를 질투 때문에 쫓아낸 경우는 조선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만행을 저지른 민비가 조선을 위해 한 일이 있었을까요? 민비가 미화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물론 을미사변으로 일제에 의해 최후를 맞이했다고 그녀가 저지른 만행을 정당화시킬 수 없습니다. 주제넘게 한 나라의 왕비를 죽인 일본인들의 만행은 지탄받아야 마땅한 일입니다.
민비는 일제가 아니라 조선사람들의 손에 의해 그 죗값을 치렀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민비를 부르는 호칭에서도 그녀를 명성황후라고 불러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민비가 명성황후라면 그녀의 남편인 고종은 왜 광무제라 부르지 않는 것인가요? 고종이라 부르면 민비가 맞고, 광무제면 명성황후인 것입니다. 왕이면 왕비, 황제면 황후가 맞는 것인데, 유독 고종은 고종이라 부르고 민비는 명성황후라 불러주며 미화시키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나는 조선의 국모다"라고 드라마에서 멋진 대사를 날리지만, 민비는 조선을 망국으로 이끄는 롤러코스터에 탑승시킨 여인입니다.
그녀를 미화시킬 이유는 없으며, 드라마를 통해 민비를 위대한 조선의 국모라고 생각하셨던 분들께 조금이나마 사실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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